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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마음읽기

학원을 보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by BEOM JUM MA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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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보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요즘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아이가 저학년일 때는 별다른 기대 없이 아이의 흥미 위주의 학원으로 보낸다.
줄넘기 학원, 태권도 학원과 같은 신체활동이
주인 학원이나,

원어민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영어도 배우고,
영어로 신체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지는 것에 중점을 맞춘다.
그러므로 저학년에겐 학원이란 곳은 큰 부담 없이 친구들과 놀기 위해 가는 곳이다.

그러나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4학년이 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아이의 교과서는 새로운 과목들로 늘어나고, 주변 선배 엄마들은 나에게 이야기한다.
"사회나 과학은 생소한 용어, 어려운 내용으로 과목에 흥미를 잃으면 안 되니깐,
공부방을 보내거나, 개인 과외, 아이들 몇 명 묶어서 창의력 사고 과학도 할 수 있어,
미리 준비 안 하면 사회, 과학 포기하는 애들도 많이 생긴대"라고

5학년 6학년이 되면 또 어떤가?
나는 아이가 잘 모르겠다고 가져온 문제집에
답을 말해줄 수가 없다.

왜냐면 나도 답을 잘 모르겠다.
사실 답안지에 나와있는 풀이과정 조차도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그럴 때 나는 학원을 보내야 할까?
아님 나의 교육 가치관대로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나의 교육 가치관은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본인이 의지에 따라

필요성을 느낄 때 학원을 보내려고 한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 6학년이 되었음에도
아이는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현재 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학원을 제외하고
수학이나 기타 다른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 보는 단원평가에서 별다른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선생님 말씀을 들었음에도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내가 하는 교육이 맞는 걸까?
내년에 중학교에 가야 하는데 수학에 대한 선행이나 학원을 보내야 될까?
친구들은 모두 중학교 1학년 과정
선행은 물론이고,

2학년 과정의 선행도 진행하는데 우리 아이만 나중에 뒤쳐지는 건 아닐까?
생각의 물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온통 비관적인 스토리를 머릿속에 만들고 있다.

나는 다시 주변 선배 엄마들의 일반적인
친구들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내가 들었던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아이들의 지극히 평범한 하루 일과를 살펴보자.
보통 학교에서 6교시의 수업이 끝나려면
3시 30분은 돼야 한다.

고학년의 학원 시작시간이 5시에
시작 된다고 한다면,

하교 후 집은 곧 간식을 먹거나,
학원 숙제를 하는 장소가 된다.

이조차도 어렵다면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군것질 정도의 간단한 식사를 하고 학원으로 간다.
학원이 끝나고 귀가하더라도 집은 곧 숙제를 하려고 마련된 독서실처럼,
학교 숙제, 학원 숙제, 이번 주에 진행되는 수행평가 준비등 아이들이 해결해야 할
미션들로 쌓여있다.

이 미션은 매일같이 진행되고 있고,
모두 마치거나,
그렇지 못해도
어김없이 시간은 밤 12시가 된다.

이러한 일정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

주말에는 쉴 수 있을까?
평일보다 여유 있게 보낼 수는 있다,
오로지 나를 위한 휴게시간을 갖기보다는 쌓여있는 숙제, 학교 수행평가,
해야 할 공부 거리 등으로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보내게 된다.

놀아도 노는 것이 아닌,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닌 그런 주말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평균적인 하루 일정 패턴이다.

물론, 이러한 일정을 만족하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며,틈틈이 시간 활용을
현명하게 하고,
여가를 바람직하게
보내는 아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많은 시간을 어려운 공부에 투자해야 하는 불투명한 현재의 상황에 지쳐갈 수 있다.
내가 밤잠 설쳐 공부했더라도 모두 다 똑같이 열심히 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해서는 특출 나게 잘하기도 어렵다.
지금 중학교 1학년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런 생활을 무려 6년 동안 해야 한다.
잠시라도 이런 패턴을 벗어났다가,
영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할까 봐 불안감과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많은 시간의 투자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까?



어른들은 흔히 공부가 엉덩이 싸움이라고 했다.
엉덩이가 공부하는 것도 아닌데, 오래 앉아있는 사람이 무조건 승자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결국 오래 앉아있더라도 뇌가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뇌가 기억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

인지 심리학자인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에는
감각 기억, 단기 기억, 장기기억이라는
저장소가 있다고 한다.

단기 기억은 단순한 저장고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평균적으로 3~5초, 길어야 30초 이내인 것이다.
나는 새해가 되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영어책을 사지만,

연말이 되어 마주한 영어책은 앞 10장에서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어제 외운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어제 외운단어에만 집착했었기 때문이다.
나의 암기법은 단기 기억에만 저장될 수 있는 공부법이었던 것이다.

장기기억
오랜 시간 동안 기억이 저장되기를 나는 바란다.
한번 보고 외운 것들은 제발 내 머릿속에
사라지지 않기를 말이다.

아이들 역시 장기기억 속 저장된 배움이어야만
이를 적절한 지식으로 활용하여,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배움이 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그 이후엔 더 이상 힘든 일은 없을까?



얼마 전 유명 아나운서의 에세이를 읽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모범적인 학생으로
선생님과 부모님,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원하는 좋은 대학교에 들어갔고,
바라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을 꿈꾸지만 성공 이후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는다.
사회에 나가니 나보다 잘난 사람들은 가득했으며,
그들 사이에서 위축되거나 소심한 모습을 보였고,
주변의 말과 행동을 의식하기 바빴던 그녀는 자존감이 낮았으며,
그로 인해 쉽게 마음이 상처받게 되고,
이렇게 힘든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번아웃이 오게 된 그녀는
결국 우울증으로 오래 동안 힘들었다고 한다.
나름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정작 자신은 살펴보지 않았다.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그녀는 내가 나를 잘 알아야 하며,
나에게 상처 주는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나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도
나뿐이다.
라고 했다.



우리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늘 고민한다.
내가 아이에게 이런 점을 바라는 건 아닐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학원에 다니고,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서,
서울에 있는 이름 있는 대학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잘 결혼하는 것"
이것이 내가 바라는 것인가?
아니면 아이가 이런 삶을 바라는 것인가?


부모는 자녀의 삶을 지배하는 사람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의 곁에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본인의 삶은 본인이 주체가 되어 원하는 것을 하고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오늘도 나는 학원을 보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의 고민을 한 내 자신에게 말한다.

학원을 보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아이가 하고 싶은가? 하고 싶지 않은가에 초점을 두고 생각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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