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훈육은 정당한 것인가
나의 학창 시절의 선생님은 몽둥이를 들고 무서운 눈빛으로 학생들을 대했다. 중학생 때는 단정한 단발머리가 학교 규정이었다. 귀밑으로 3센티 이상의 머리를 기른 여학생들은 선생님이 가위를 들고 다니며 그 자리에서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숙제를 안 해왔다고 손바닥을 맞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고 반 친구 한 명이 선생님의 말에 대꾸했다는 이유로 반전체가 오리걸음으로 학교 운동장을 돌았던 기억도 더러 있다.
상황은 집에서도 비슷했다. 부모의 기분상태에 따라 같은 문제를 가지고 혼을 나기도 매를 맞기도 했던 기억들은 어린 나에게는 '어떻게 하면 좀 덜 맞을까?'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맞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다. 당시 어른들은 이 같은 행동을 훈육이라 했다. "다 너희들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라며 말이다. 이런 행동을 행하는 본인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 채
분노가 치밀었을 때, 훈육이라는 명목 하에 화를 내거나 체벌을 가한다.
부모는 잠자리에 들기 전 조금 전 순간 손이 올라갔던 상황을 생각하며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는데 라며 후회하며 미안함을 느낀다.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고 나서 후회하며 안아준다고 나의 순간적인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는 모든 부모들이 이런 상황에 비슷하게 행동할 거라며 나 자신을 합리화한다.
우리는 가끔 훈육과 학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훈육의 목적은 아이에게 사람들과 살아가는데 필요한 규칙을 가르치면서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사회적 태도를 알려주고 연습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1. 아이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고 2. 공감해준 다음 잘못에 대해 언급한 후 3. 올바른 규칙에 대해 이해시켜야 한다. 아이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방식을 배워나가게 된다.
학대는 대상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자 등이 대상에게 불필요하게 고통을 주거나 가혹하게 대우하는 형태를 말한다.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가혹하게 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대개의 경우 학대의 대상은 노약자나 어린이 등 심신이 연약한 사람이다. 내가 어릴 적 선생님이 가위를 가지고 머리를 잘랐던 행위, 반에서 한 친구가 잘못했다고 선생님이 반전체에게 기합을 줬던 행위, 부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하게 폭력을 가하는 행위, 나의 기분이 상한다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은 행위 등은 모두 학대에 해당한다.
며칠 전 아이의 핸드폰에 녹음된 나의 음성을 들었다. 아이가 하교 하면서 나와 통화한 내용이었다. 그날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나의 음성은 매우 다운되어있었고 신나는 아이의 음성에 비해 질문에 대한 답만 하는 나의 음성은 의욕이 없어 보였고 무미건조했다. 평소 나는 아이를 배려하고 미소를 띠려고 노력하는데 비해 나의 귀에 전달된 내 목소리는 내 생각과는 달랐다.
당신은 어떠한가? 당신이 아이와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소리를 지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강압적인 말투를 사용하거나, 날카로운 음성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몰랐던 나의 모습을 듣게 된다면 얼굴이 새 빨개지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나의 힘을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나 약한 사람에게 가하는 것은 어른이 하는 행동이 아니다. 우리는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시켜야 하는 부모이다. 어른에 맞는 행동으로 대했을 때 아이도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자녀의 마음읽기 > 부모의 마음가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는 놀이를 하면서 인재가 된다. (14) | 2022.11.07 |
---|---|
자녀의 글쓰기의 습관 만들기 (24) | 2022.11.06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부모 (16) | 2022.10.31 |
훈육과 화가 난 감정을 구분하는 방법 (16) | 2022.10.29 |
평균이라는 삶의 오류 (10) | 2022.10.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