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마음 들여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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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마음 들여다 보기
과연 아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가? 나는 아이의 하루 일과를 포함하여 일주일에서 한 달의 일정까지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아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을 느끼는가? 아이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아이는 무엇을 가장 힘들어하는가? 의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답할 수 있을까? 내 아이를 진정으로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가족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과 교감을 하는 관계이다. 그런데 가족이라고 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저절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가 되는 아이는 변화무쌍한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자라게 된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다른 아이의 마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아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부모가 적절하게 도움을 주어야 할 때 도울 수 없다.
아이의 마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아이를 살펴봐야 한다. 살펴보는 관점은 부모가 객관적인 시선에서 너무 앞선 생각을 하지 않고 바라봐야 한다. 관찰은 누군가를 평가하지 않는다. 아이가 숙제를 했는지 안 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관찰이 아닌 감시이다. 아이가 게임을 몇 분 했는지 확인하는 것 역시 관찰이 아닌 감시다. 관찰은 아이의 행동을 보고, 아이의 행동을 바꾸려고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 까닭은 관찰을 통해 과정을 칭찬할 수 있는데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엄마에게 마음을 담아 카드를 정성껏 써주었다. 부모는 "너무 고마워"라고 한다. 글을 쓰기 싫어하는 아이는 한 글자 한 문장 수많은 고민을 하며 썼을 것이다. 네이버에서 상황에 맞는 문구도 찾아보고, 썼다 지웠다 하면서 카드를 쓰게 되었다는걸 알게 된다면 아마 노력하는 과정과 결과를 모두 칭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는 가장 먼저 말수가 줄어든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친구들과 선생님의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던 세상 사랑스러운 아이는 없어지고 무뚝뚝하고 말수 없는 사춘기 아이가 갑자기 내 집에 함께 살게 된다. 대화가 줄어들면서 아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왜 힘든 표정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어떤 점이 불만인지를 말해주지 않기에 내가 관찰을 하며 파악해야 한다.
충분히 아이를 관찰하고 대화를 시도해보자
대화를 시도할 때는 해결방법을 제시하기보다는 경청한다. 아이가 나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의 아이도 마찬가지다. 수학 문제집이 풀기 싫어서 나에게 화를 내고 있다. 나는 아이에게 '오늘은 문제집을 풀지 말까?'라고 물어본다. 그럼 아이는 '아니?'라고 답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에 대한 답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너무 힘들지? 맞아 수학 문제집 푸는 건 정말 쉬운 게 아니야 엄마도 잘 알고 있어! 너무 고생하는 거 다 알고 있어' 정도만 말해도 아이의 기분은 눈 녹듯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아이는 아직 미완성된 존재다. 아이의 작은 실수에 호통치지 말고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로 아이를 격려하는 순간 아이는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다. 긍정적인 말들을 습관화하면서 아이를 늘 응원하고, 너를 믿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 아이는 부모와 대화가 하고 싶어질 것이다. 또한 무엇을 이야기해도 괜찮다고 해주는 부모가 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다. 내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답은 내 아이에게 있다. 다른 사람이 알려주는 것이 아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것도 아닌, 내 아이를 보고, 내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